10년 지난 노트북 분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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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10년이 다 돼가는 삼성  SENS R470 노트북을 구해서 사용한 지 거의 6개월이 지나고 있다. 예전에 사용을 하다가 생각보다 팬 소음이 거슬려서 노트북 뒤판을 한 번 뜯어서 확인해볼까? 했는데 바빠서 생각만 하다가, 간만의 휴일에 시간적인 여유가 돼서 노트북을 한 번 뜯어보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인터넷을 참조하면서 분해하는 게 맞을 것 같긴 한데, 예전에 HDD 교체할 때, 별문제 없이 교체한 기억에 기판 분해도 뭐 별거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정말 모르겠을 때에만 인터넷을 참조하고, 그 외에는 내가 마음대로 생각하면서 노트북을 분해해 나가기로 했다.

 

노트북 분해를 시작할 때 찍은 사진, 이 때 시계는 3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노트북 분해

1. 뒤판 분해

노트북 분해는 약 1시간 안에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일반적인 + 드라이버만 필요할 줄 알았는데, 일반적인 +드라이버 보다 더 작은 정밀 스크루 드라이버가 필요했다.

 

분해하는 도중에 정밀 스크루 드라이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해서 뜯지 말까 하다가, 다행히 주위에서 정밀 스크루 드라이버를 가지고 있는 친구를 찾아서 다행히 계속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정밀 스크류 드라이버가 필요한 부분

뒤판의 약 10개의 나사를 분리하면서 HDD도 분리하였다. HDD 쪽에는 나사가 2개만 있는 줄 알았는데, HDD 슬롯을 들춰보니 내부에 숨겨진 나사가 더 있었다. 그 나사를 풀고 나서야 모든 나사를 분리하는 데 성공하였다.

 

2. 키보드 분리

뒷 판의 모든 나사를 푼 다음에는 키보드를 분리할 차례다. 키보드가 분리 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어도 어떻게 분리하는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해 많이 헤맨 부분이었다.

 

키보드 탈착 방법

 

키보드를 분리하는 방법은 우측 상단이나 좌측 상단의 키를 들어 올린 상태에서 칼이나 -자 드라이버를 사용해 들어 올린 부근의 상단의 키보드 걸쇠를 하나씩 누르면서 키보드를 조금씩 들어 올리면 됐다. 이때 키보드를 완전히 때 내면 키보드 단자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했다.

 

키보드와 기판이 고정대로 연결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키보드 연결 선을 막 잡아당기다가 키보드 선 부분이 떨어진 게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도 착각이었다. 단지 키보드와 기판의 연결선이 USB처럼 짝지어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 키보드 선이 직사각형 모양의 홈이 있는 고정대로 연결 슬롯에 장착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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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분리한 모습

3. 전면 열기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전면을 들어 올리기 위해서 우선 키보드 자리에 있는 터치패드의 연결 단자를 뽑고, 전면을 조심히 들어 올렸다. 전면을 들어 올리니 드디어 쿨러가 보인다.

 

터치 패널 연결 단자를 뽑은 모습

 

앞에 보이는 빨간색, 흰색으로 꼬아진 선이 기판과 연결된 선이 스피커 선이다.

 

좌측에 스피커 선이 있어서 스피커 선도 같이 뽑을까 했는데, 이상하게 스피커 선이 너무 안 뽑아졌다. 결국 뽑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선 길이가 생각보다 길어서 굳이 뽑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스피커선을 의식한 채로 작업을 해서 작업을 해서 불안감을 가진채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전면을 분리 한 모습

 

내부 모습

전면을 분리 한 다음, 각종 주변기기와 전원 관련 선들을 하나씩 조심히 뽑아 나갔다. 선을 뽑은 다음에는 후면과 연결된 나사를 풀었다. 처음에 기판에 왜 빈 나사 구멍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키보드와 HDD 등 연결할 때 쓰이는 나사를 위한 공간인 것 같다.

 

4. 기판 뒷면 작업

 

기판에 연결된 선들을 뽑고 난 다음 기판을 뒤집으니 내가 원했던 CPU와 팬이 보였다. 노트북의 쿨링 방식은 데스크톱과 많은 차이가 있는 듯했다. 데스크톱은CPU에 직접 쿨러가 도는 방식이라면, 노트북은 히트파이프를 이용해서 열을 간접적으로 배출해내는 방식이었다. 뒷면의 상태는 노트북 구매 일자에 비해 컴퓨터 관리를 워낙 잘하는 친구가 사용하던 것이라 그런지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기판 뒷면의 모습 램과 쿨러가 있다.

 

우선 쿨러의 나사를 드라이버로 열어보기로 했다. 나사 주변에는 1~7까지 숫자로 적혀 있었다. 이게 조립하는 순서인지 아니면 분리하는 순서인지 헷갈렸는데, 노트북은 완제품으로 나오니 분리하는 순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1부터 7까지 순서대로 분리했다.

 

쿨러를 분리한 모습

 

쿨러를 분해해 봤는데, 생각 외로 써멀 구리스가 멀쩡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써멀 구리스를 바른 지 얼마 안 된 상태라는 말을 들었다.

 

대체 나는 왜 이런 고생을 했을까. 오히려 말라있기를 바랐는데... 심지어 써멀구리스 제품명을 들어보니 내가 쓰던 것보다 더 좋은 제품인 것 같았다. 뭔가 제대로 헛수고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는 생각에 내가 사용하는 써멀 구리스를 다시 발라보기로 했다. ^[각주:1]

 

청소를 위해 장착된 램을 분리하기로 했다. 램은 데스크톱 탈착 방법과 다른 방식이었다. 데스크톱은 램의 가장 긴 면의 모서리를 눌려서 장착하는 방식이라면, 노트북은 램의 넓은 면을 눌려서 장착하는 방식이었다. 램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데스크톱보다 더 편했다. 데스크톱도 이런 형식을 사용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왜 사용을 안 하는 것일까?

 

기존 칩들에 묻어 있던 써멀 구리스를 제거하고 내가 가진 써멀 구리스를 듬뿍 발랐다.

 

써멀 구리스를 바르고 쿨러를 덮었다가 다시 연 모습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약간의 청소와 재조립이었다.

 

노트북 재조립

노트북 재조립 과정은 분해 과정보다 훨씬 수월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쉽지는 않았다. 어려웠던 부분을 하나 꼽으라면 특히 스피커 선이 정리하기가 가장 힘들었다. 원래는 기판과 연결된 스피커 연결 단자를 빼서 작업을 하는 건데 그 부분을 안 빼고 작업하니 정말 고역이었다.

 

그리고 키보드/터치패드 연결 단자는 내가 막무가내로 탈착을 해버려서 어떻게 끼워져 있었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이리저리 해보다가 결국 방법을 찾아냈다.

 

키보드 단자 장착중 촬영한 사진

 

키보드의 파란색 단자를 기판의 홈에 끼워 넣고 고정대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는 터치패드도 유사한 방식이었다.

 

대충 정리를 끝내고, 노트북을 켜는 시간이 되었다. 조립하고 난 뒤에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를 때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인 것 같다.

 

그리고 노트북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잘 작동했다.

 

온도 비교^[각주:2]

 

기판을 열기 전과 후의 온도 차이는 어떻게 될까, 둘 다 컴퓨터를 켠 뒤 약 한 시간 후에 나의 일상적인 사용 환경 속에서 측정을 시작했다. ^[각주:3] 재조립 전 그래프가 뜬금없이 CPU가 100%로 올라가는 일이 있었는데, SearchIndex라는 윈도우 기본 프로그램이 CPU를 100% 차지하고 있었다. CPU 사용량을 보고 있었어야 했는데, 설마 이런 변수가 생겼을 줄이야...

 

재조립 전 그래프 (1)

X 축은 사용 시간, Y 축은 각각에 대한 값을 나타내며, Y축은 두 종류의 그래프에 대해 둘 다 최대, 최소 값을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재조립 후 그래프

X 축은 사용 시간, Y 축은 각각에 대한 값을 나타내며, Y축은 두 종류의 그래프에 대해 최대, 최소 값을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긴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얼추 사용하다 보면 80도 근처로 가는 것은 거의 비슷했다. 그리고 발생하는 소음 또한 비슷했다. 온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트북 교체밖에 답이 없는 것일까...

 

여담

노트북 '뒷판'이라고 글을 작성하다가 맞춤법 검사를 해보니 노트북 '뒤판'이 맞다고 한다. 이 때까지 뒷판이라고 한 것 같은데, 앞으로 고쳐야겠다.

 

 

[본문 SVG 파일]

 

laptopkeyboard (2).svg

0.02MB

cpuusagetemp_before.svg

0.16MB

cpuusagetemp_after.svg

0.16MB

 

 

1.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친구가 바른 게 써멀 구리스 중에서 거의 탑티어 제품이라는 말을 찾았는데, 정말 괜히 내가 바른 것 같다... [본문으로]
2. 원래는 팬 속도를 측정해야 하지만, 이상하게 Openhardwaremonitor에서 팬 속도가 표시되지 않았다. [본문으로]
3. 여기서는 게임이나 3D 작업등 무거운 작업은 안 하고 오로지 웹서핑만 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