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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 기능사 필기 일대기
    Soliloquy 2017. 6. 17. 23:12

    환경 기능사 필기 일대기



    프롤로그

    오래전 모종의 이유로 지금 딸만하게 뭐가 있을까? 의 답을 찾기 위해 자격증을 열심히 찾아보는 도중 '환경기능사'가 눈에 확 띄었다. 이유는 부모님 친구의 아들도 그거 땄다고 해서... 쨋든 그렇게 환경기능사 책을 사게 되었다. 조금 건들여 보니, 고등학교 지구과학 + 물리 + 화학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이거 정말 도움이 되긴 할려나... 는 생각때문에 잠시 책장에 모셔두고 있었다.

    고난의 시작

    그러다 즈엉말 할게 없어서 이김에 자격증이나 따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난이도가 쉬운 것 중 하나인 정보시리즈와 환경기능사 둘 중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역시 예전에 있던 책을 사서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환경기능사를 골랐다. 그리고 할 거 없는 옆의 친구 2명도 같이 하기로 했다.


    고난. 시험 4주일 전

    우선 필기 시험 일부터 잡아진 것을 확인했다. 약 1달 남았다. 바로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친구는 기출을 푸는게 효율적이라면서 기출만 풀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재미로 공부하는거니 좀 깊게 들어가면서 공부하기로 생각했다. 내가 공부해야할 이론은 총 5파트인데, 생각보다 범위가 좀 많다. 그래도 하루에 한 챕터씩 끝내면 될 것 같다. 추억의 런던 스모그 LA 스모그를 다시 보게 되다니. 하지만 역시 예전에 봤던 것 만큼이나 문제가 힘들다. 외울 것은 이렇게나 많은지 그래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보다는 기억에도 남고, 머리 쓰는거니까 그렇게 재미 없지도 않았고. 틈틈히 10시부터 12시 까지 컴퓨터 켜고 쉬엄 쉬엄 해 나갔다. 그렇게 나는 5파트 중 1파트를 끝내고 2파트 도입부분에 들어갔다.

    고난. 시험 3주일 전

    3주가 끝나도록 5파트 중 3파트 중간이다. 책 두깨로는 전체의 2/5를 공부한 것 같다. 가면 갈 수록 이론은 점점 복잡해지고, 공부는 점점 침체기에 들어가는 것 같다. 이렇게 하다가는 시간 안에는 이론을 다 못 볼것이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이론 보고 기출/응용문제도 많이 봐야하는데 이를 어쩐다, 다 한 번씩 보긴 해야 할 듯 하고 계속 꾸준히 하고 있긴 하지만 점점 어려운 용어가 섞여 나온다. 건조 공기량? 이건 또 뭐고, 왜 구하는건지. 용어나 공식 설명이 좀 자세했으면 좋겠는데... 인터넷 찾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대중적인 지식이 아니라서 그런지 영어로 검색해야 나올 듯 말 듯 하는 경우, 검색해도 명쾌한 해답이 안나오는 경우, 'COD'등 동음이의어(?)와 같이 검색이 되서 일일이 솎아가면서 찾아야 하는 등 인터넷 검색으로는 잘 안나오는 굉장히 짜증나는 상태가 오래 지속 됐다. 책은 왜 이렇게 불친절 한지 인터넷 강의를 반 필수적으로 수강하게 만들어져 있나 싶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 못 끝낼 것 같다, 원래 의도는 자세히 알아보며 하는 거였지만 이제 바꿔야 할 듯 하다. 그리고 시작할 때 말한 친구 2명은, 공부를 하는건지 마는건지 슬슬 모르겠다.


    고난. 시험 2주일 전

    5파트 중 3파트를 끝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 이렇게 되다가는 그냥 떨어질 것 같다. 같이 공부하고 있는 친구는 거의 포기상태인 것 같다. 이제 2파트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에 조금 아깝긴 하지만, 기출문제를 중점으로 봐야겠다. 기출문제를 봤더니 흠... 조금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엄청 열심히 공부한 부분은 그닥 비중있게 나오지 않았고. 많으면 총 60문제 중 20문제 좀 넘게 나왔다.(사실 문제가 60문제라 공부한 부분이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 예상 했긴 했었다.) 그리고 의외로 고등학교때 배웠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아직 그 정도의 지식으로 풀 수 있다는 점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기출문제지 2개 중 1개는 합격 점수 이상이 나와서 이거 조금만 하면 합격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나는 기출문제만 계속 풀기를 시작했다.


    고난. 시험 1주일 전

    음... 기출문제만 풀어서 그런가. 점수가 들쑥날쑥하다. 쉬우면? 합격, 어려우면? 몰름. 뭐 운에 맞겨야 겠지. 지금 와서 이론 공부하기는 너무 귀찮다. 사실 뭐 붙으면 좋고 안붙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평온한 마음으로 공부했다. 친구 2명은 하나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할 말이 없다.


    해방. 시험 당일

    시험 당일. 친구 2명은 서로 자기가 먼저 엄청 빨리 찍고 퇴실할 것이라 계속 떠든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 나는 안 붙으면 공부 안했으니 안 붙은거고 붙으면 공부 조금한걸로 붙은거고. 붙으나 안붙으나 크게 이상한거 없으니. 친구 2명과 나는 운이 좋게 같은 고사실이다. 시험 1시간 전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시험장에 들어갔다. 너무 편안하게 생각해서 그런가, 시험 문제집도 안들고 들어갔다. 그래서 그냥 친구꺼 보면서 틀릴 만한 문제를 같이 봤다. 그리고 시험을 치는데... 놀랍게도 시험 직전에 문제집에서 본 기출 문제와 비슷한 문제들이 3문제 가량 나왔다. 머리가 안되면 운이 좋으면 되나보다. 전체 60문제중 34문제를 풀었다. 기적과 같이 느껴졌다. 나머지 다 같은 번호로 밀어도 합격할 것 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누가 먼저 찍고 나오나 계속 얘기하던 친구 2명, 둘 다 나름 열심히 푼 것 같다. 일등으로 퇴실하지 않은걸 눈으로 보았으니 말이다. 둘 다 시험 성적 좋았으면 좋겠다.


    해방. 시험 결과 발표날

    기대되는 마음으로 시험 점수를 봤는데 다행이 60점은 넘겼다. 당연히 기분은 좋았다. 아직 실기 시험이 남았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 필기보다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치겠지... 앞서 말한 친구 2명은 아쉽게 모두가 합격하지는 않았다. 오직 한명만. 한명만이 합격했다. 합격못한 한 명도, 한번 쳐 봤으니 다음번에는 분명히 합격 하겠지. 그날 밤은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에필로그. 후기

    근 한 달동안 이게 뭐라고 잠까지 줄이며 공부를 했는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할 게 없다고 피곤한 가운데에서 공부를 위해 잠까지 줄였으니까. 다음 번엔 뭘 해볼까? 란 생각이 자꾸 든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시험이 주는 이점인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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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어제는 이곳에 명이 다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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