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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울산대장정 9박 10일 일대기 (18) - 10일차 (끝)
    Soliloquy 2018. 8. 31. 17:40


    9박 10일 일대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9박 10일간의 여정이 끝나고 쓰는 글.

    처음부터 시간 순서대로 쭈루루루루루룩 써지는 글.

    수필과 소설을 왔다갔다하는 글.

     

    7/4 기상


    ㅇ____________... 5분만...더....


    눈을 뜨니 어느덧 5시가 넘어가 있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잠을 최고로 잘잤다. 눈을 뜨고 난 뒤, 우선 간단하게 세면을 했다. 첫날하고 비교했을때, 얼굴이 좀 많이 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선크림좀 바를껄...

    아무 생각없이 찍은 사진


    같은 방을 쓰고있는 스텝분도 일어나서 몸을 씻었다. 그리고 7시까지 짐을 다 챙기고, 기숙사를 정리한 뒤,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뭐 딱히 어지른 것도 없고, 간단히 땅에 떨어진 쓰레기만 줍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 조도 거기에 끼어서 같이 섰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우리 조의 깃발을 하나 분실한 것. 분실 할 곳은 강당 말고는 없지 않나... 설마 방에 놔두고 왔나? 스텝에게 물어보니, 어제 강당 뒷정리하면서 깃발을 못봤다고 해서, 결국 방에 한번 갔다와봐야 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갔다와 봤는데, 방에는 없었다. 그럼 어디있는거지... 그게 사라질만한게 아닌데... 하고 거의 10분을 고민하고 있을 때, 다행히도? 강당에 깃발이 방금 발견됐다는 것을 어느 스텝분께서 말해주셔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어제 내가 강당에 들고갔는데, 깜빡하고 안들고왔나 보다... 정말 미안했다.

      

    밥과 반찬은 일부러 적게 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밥을 먹으로 갔다. 기숙사가 그렇게 넓으니까 밥도 엄청 나겠지? 기대하면서 기숙사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깨끗하고 넓고 좋았다. 과연 밥은 어떨까? 이번에는 은색 식판이 아닌 노란색 식판에 받았다. 

    두근 두근 음... 그냥 학생정식이네. 나쁘지 않다. 아침으로 딱인 반찬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워낙 밥차가 너무 맛있어서 그렇지... 어찌됐든 밥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출발


      

    깔개가 있어서 행복했다...


    밥을 먹고 나서 밖으로 집합했다.


    잠시 후 깔개를 반납하라는 말이 앞에서 나왔다. 깔개... 깔개 때문에 길 가다가 나뭇가지에 걸리고, 괜히 쓸데없이 무게만 차지하고, 괜히 정리나 관리할게 더 늘어나고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았다, 비록 그런 짜증날 때가 많았지만, 야외나 바닥이 더러운 곳에서 잘 잘수 있게 만들어준, 어떻게 보면 하루중 가장 중요한 '잠'을 자는데 큰 역할을 한 깔개... 이제 그런 깔개와 해어져야 했다.


    깔개를 빼고 나니, 가방이 더 가벼워 졌다는 기분이 든다. 플라시보 효과인가? 이제 나뭇가지 같은데 걸리지도 않고. 좁은 통로를 통과하는 것도 편해졌다. 야호!


     

    그리고, 이제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행군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포카리 스웨트도 같이 받았다.


      

    하늘은 무척 맑았다.


    태화강 생태관으로


    울산과학기술원 안에서 찍은 사진

    그러고 보니 여기는 학교 부지 안에 강이 흐른다. 참 살기좋은 대학교.


      

    햇빛이 점점 강해진다.


      

    약 한시간쯤 걸으니 주변에는 농가가 보인다.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그림 같은 구름들

      

    날씨 덕분에 아무생각 없이 걸었긴 한데 경치는 좋았었던 것 같다. 아마도...


    태화강 생태관


      

    너무 더워...


    덥다. 정말 덥다. 1시간 20분 가량을 걸으니 눈 앞에 태화강 생태관이 보인다. 벌써 물 반병 이상을 먹었다. 저기에 들어가면 엄청 시원할거야 라는 기대속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런데 태화강에 온게 이번으로 몇 번째지? 10일 중 2번째인가 3번째인가... 태화강이 이름 처럼 엄청 커서 그런지, 다른 곳 보다 독보적으로 많이온 기분이 든다.

      

    시원하다


    어쨋든 생태관에 들어가기 전, 가방을 우선 입구 측면에 정렬해두고 한 조씩 들어갔다. 안에는 역시 시원했다. 워낙 한꺼번에 들어가서 그런지 굉장히 붐벼보였다. 약 40분동안 여기를 둘러보라고 스텝분께서 말을 하셔서 우선 사진 몇장 찍고 좀 둘러보다가 앉아서 쉬었다.

      

      

      


          


    생태관에서 찍은 사진들

    메기 수염은 언제봐도 신기하다


    생태관은 총 2층으로 되어 있었다. 1층과 2층에는 강 주변에 있는 생태관이라 그런지 어류가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아주 특별한 것은 기억이 안나지만 조금 신기했던게, 간혹 몇몇 팻말에 '태화강에 서식 안함' 문구가 있었는 걸로 보아 처음에는 여기 전시된 물고기들이 태화강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물고기인줄 알았는데, 아닌것도 있는 듯 했다.

    연어를 나타내는 글귀인 것 같다.

    태화강에는 연어가 사나보다.


    시원한 생태관에서 앉아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기 전 보다 훨씬 더워진 것 같다.



    울산 십리대숲으로 가는 길



     

    길가다가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 생각외로 잘 나온것 같아서 올리는 사진

    눈이 정화된다, 특히 저 첫번째 사진의 기차처럼 생긴 구름...


    현재시각 10시 30분. 울산 십리대숲을 향해 열심히 걸었다. 스텝에게 폐단식은 몇시에 하는지 물어보니 3시에 한다고 한다. 앞으로 5시간도 안남았다. 시간 참 빠르다. 밥먹는 시간까지 빼면 이제 4시간도 안남은 셈이었다. 이거 마치고 뭐할까?? 라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밥차가 없기에 점심은 도시락으로


    그로부터 약 1시간을 더 걸어 근처 다리 밑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30분간 더 걸어서 어느 한 운동장에 도착했다. 도착을 한 다음 운동장 계단에 앉아 도시락과 얼음물을 받았다. 도시락은 거의 돈까스 정식 이었다.

    도시락에는 돈까스 한 덩이, 밥, 그리고 양배추 샐러드, 단무지 그리고 깍두기가 있었다. 그리고 얼음물은 2인당 1개로 나눠졌는데, 정말 시원했다. 언제나 푸짐한 도시락. 도시락 하나를 먹으니 배가 정말 부르다. 그러고 보니 이 도시락이 대장정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밥이자, 도시락이다.


    도시락을 먹고, 다시 출발하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십리대숲



    밥을 먹고나서 약 15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십리대숲에 도착했다. 여기는 영화 촬영장의 일부 처럼 생각될 정도로 대나무가 엄청 많았다. 사방이 대나무 천지였다. 도심속에 왠 대나무? 이것도 조선시대 이전에 만들어진 걸까 아니면 자연적으로 대나무 군집을 이룬걸까. 거의 20분은 걸은 것 같은데 아직 대나무 밭이다.

     


    십리대숲에 들어와 10분간 사진찍기 시간을 가졌다. 카메라로 어디를 찍어도 대나무가 많아서 분위기 있게 사진이 잘 나왔다.

    사진 몇 장을 찍은 뒤, 영화의 한 장면이 펼쳐진 것 같은 십리대숲을 빠져 나와 계속 해서 걸었다. 다음 목적지는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울산광역시청이였다.

    십리대숲을 나오자 마자 찍은 사진


     

    십리대숲을 나와서 좀더 걸으니 꽃으로된 들판이 펼쳐졌다.(1번째 사진)

    저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건 태화루인가?(2번째 사진)


    여정의 끝으로


     

    도심속에 들어오니 이제 곧 끝이라는게 확실히 체감이 난다.


    십리대숲을 빠져나와 도심 속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울산시민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신다.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앞으로 직진하면 시청이 있다고 알려줬다. 확실히 울산 시청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갑자기 2시간도 안남았다는 사실이 확 와닿았다. 십리대숲을 30분쯤 걸었을까. 시청이 눈앞에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다.

    1일차 때, 왔던 그 곳이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시청으로 들어가니 모두 수고했다는 플랜카드가 보인다. 그 앞에 서 계신 스텝분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시청으로 들어갔다. 스텝분들 모두 정말 고생하셨다.


    시청에서



     

    체조연습을 하는 장면


    우선 시청 밖에서 우리는 마지막 체조 연습을 한 뒤, 동영상으로 체조 하는 모습을 남겼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각주:1]

     


    첫째날 자리표가 붙여져 있던 자리는 자리표가 때어져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1일차때 처음 왔던 곳인 시민홀로 돌아왔다. 처음 도착했을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전에는 조금 걱정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면 지금은 뿌듯함을 느끼며 들어갔다. 


    그대로 앉았다.

    행사는 울산 MBC의 아나운서분의 인사로 시작되었다. 우선, 2018년 청년울산대장정의 9일차 까지의 활동들을 담은 몽클한 영상이 재생되었다.[각주:2] 참... 힘들고 지쳤던 날들을 영상으로 보니,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저런 일도 있었지... 라고 생각하면서 고요히... 아무말 없이 완전 집중해서 끝까지 다 봤다.

    엔딩크레딧

    참가자 모두의 이름이 나왔다.


    마지막에는 엔딩크레딧이 나왔다. 단체 사진이 나오면서 대장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왔다. 느낌이 묘했다. 영상 감상이 끝난 후, 울산 광역시 부시장님과 울산 MBC 국장님께서 나오셔서 연설을 해주셨다. 완주한 사람들 모두 자랑스럽고, 고생했다고 말하신것 같다.


    모두 잘하셨어여


    이어서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인기상, 최우수 대원, 최우수 조, 최우수 스텝 상 등 여러 종류의 상들이 있었다. 아쉽게도 상은 받은게 없지만[각주:3], 확실히 다른 대원분들이 상을 받을 만큼 열심히 잘해서 바로 납득했다.


    길이 남을 추억[각주:4]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후에 집으로 어떻게갈 수 있는지 설명을 들었다. 더 놀다갈 사람은 놀거리가 많은 곳인 대전 삼산동까지 갈 버스를 타면 되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갈 사람은 대전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완주증을 받았다. 완주증에는 '귀하는 울산광역시에서 후원하고 울산 문화방송에서 주최하는 ~~.' 이 적혀있었다. 드디어 받게되는구나! 완주증을 받고 밖으로 나갔다. 좌측에는 대장정 2일차 옹기마을에서 구운 옹기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우측에는 집에서 가져온 짐을 받을 수 있는 물품 수령대가 있었다.

    수 많은 옹기들


    내가 만든 옹기를 찾아서 가져왔다. 만들 때에는, 잘 못만든것 같았는데, 구워놓고 보니 생각외로 모양이 잘 나왔다. 옹기 특유의 색상 덕택인 것 같다. 그리고 물품 수령대에서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받았다. 그리웠던 옷과 가방의 만남이었다. 탈의실로 가서 입고 왔었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나는 산삼동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산삼동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여담


    • 사회에서 상처를 많이 입으신 분이 여기와서 자신감을 얻어가서 이 프로그램이 정말 고맙다는 말이 나왔었다. 참 좋은 프로그램다. 정말.


    • 과학기술원에서 나올 때, 스텝분이 페브리즈를 뿌려줬다. 페브리즈는 날씨가 맑은날에 한번 씩 뿌려준다고. 만약 과거에 페브리즈가 있다는것을 알았다면 가방 속에 뿌려도 되는지 물어봤을 탠데... 아쉽다.


    • 도시락을 먹을 때, 국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차가운 국물이 아닌 뜨거운 국물이라 먹는 사람이 없었다. 비가 왔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국을 먹었을탠데... 아깝다.


    2018 청년울산대장정 일대기 끝


    후기:
    마침내 일대기를 완성했다. 쓰다가 나도 모르게 잠기도 하고, 그때 뭐했지 하고 생각하다가 끝내 생각이 안나서 건너뛴 부분도 상당히 있고, 갔다온지 거의 한달은 지난 상태에서 글을 쓴 터라, 틀린부분도 상당히 있을것 같다. 처음에 이 글을 쓴 이유는 청년울산대장정을 아직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러이러한 일을 했다고 짧게 알려줄려고 글 3개 분량으로 끝내려고 했지만, 대장정을 하면서 봤던걸 좀 이야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 분량이 3배로 늘어난 것 같다.

    원래 이 글은 청년울산대장정을 한 번도 안갔다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쓸려고 해서 게임 공략집 처럼 개인적인 일들을 최대한 제외하고 작성하려 했지만, 일대기를 쓰면서 나도 모르게 개인적인 일들을 어느정도 넣었다. 넣은 이유는 그냥 쓰기에는 너무 지루해서... 쓰다가 내가 잠들었다...

    여담이지만 청년울산대장정은 정말 놀랍도록 잘 만들어진 행사였다. 이렇게 길게 글을 적어도 실로 겪은 일들과 느낀점들을 모두 적는다면 아마 글 갯수가 25개 이상은 늘어날 것 같다. 그 만큼 나에는 뜻 깊고, 보람있는 대장정이였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한명 있을까 말까 하지만... 만약 봤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시간때우기 용이든, 나중에 참가 해보려는 사람들, 그 외 아무나 누구든지...

    진짜 끝.


    1. 체조 영상은 https://www.facebook.com/uroad/videos/984546981707426/ 에서 볼 수 있다. 소리 주의 [본문으로]
    2. 영상은 다음의 주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uroad/videos/986273751534749/ [본문으로]
    3. 참고로 최우수 조는 우리 옆 조가 받았다. [본문으로]
    4. 출처: https://www.facebook.com/uroad/posts/1050844981744292 [본문으로]

    댓글

어제는 이곳에 명이 다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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