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온도 문제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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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멀 구리스 구매

 

금요일 오전 저번에 받은 연구실 컴퓨터가 윈도우 부팅 직후 800MHz로 클럭 제한을 뒀음에도 초기 온도가 51℃ 였다가 10분이 지나자 70℃를 넘고 제한을 풀자 80℃ 넘게 오르는 모습을 확인했다. 참고로 현재 실내온도가 33℃ 일 떄 측정한 결과이다.

 

부팅 후 3분이 지나자 CPU 온도가 91.5℃로 치솟은 모습

 

부팅 직후 

+- CPU (/intelcpu/0)
|  +- Bus Speed      :  99.9711   99.971  99.9789 (/intelcpu/0/clock/0)
|  +- CPU Core #1    :  999.711   999.71  999.789 (/intelcpu/0/clock/1)
|  +- CPU Core #2    :  999.711   999.71  999.789 (/intelcpu/0/clock/2)
|  +- CPU Core #1    :       49       46       49 (/intelcpu/0/temperature/0)
|  +- CPU Core #2    :       51       49       51 (/intelcpu/0/temperature/1)
|  +- CPU Package    :       51       49       51 (/intelcpu/0/temperature/2)

 

부팅 후 10분이 지난 후

+- CPU (/intelcpu/0)

|  +- CPU Package    :       70       49       72 (/intelcpu/0/temperature/2)
|  +- Bus Speed      :   99.971   99.971  99.9789 (/intelcpu/0/clock/0)
|  +- CPU Core #1    :  799.768  799.768  999.789 (/intelcpu/0/clock/1)
|  +- CPU Core #2    :  799.768  799.768  999.789 (/intelcpu/0/clock/2)
|  +- CPU Core #1    :       70       46       72 (/intelcpu/0/temperature/0)
|  +- CPU Core #2    :       70       49       71 (/intelcpu/0/temperature/1)
|  +- CPU Package    :       70       49       72 (/intelcpu/0/temperature/2) 

 

부팅 후 10분이 지난 후 클럭제한을 해제했을 때

+- CPU (/intelcpu/0)
|  +- Bus Speed      :  99.9711   99.971  99.9789 (/intelcpu/0/clock/0)
|  +- CPU Core #1    :  3399.02  799.768  3399.02 (/intelcpu/0/clock/1)
|  +- CPU Core #2    :  3399.02  799.768  3399.02 (/intelcpu/0/clock/2)
|  +- CPU Core #1    :       84       46       93 (/intelcpu/0/temperature/0)
|  +- CPU Core #2    :       79       49       91 (/intelcpu/0/temperature/1)
|  +- CPU Package    :       84       49       93 (/intelcpu/0/temperature/2)

 

 

로그 파일

부팅 직후.txt

부팅후 대기.txt

부팅후 대기2.txt

부팅후 대기3.txt

 

여름철에는 사용하기가 정말 힘들어 보였다. 무거운 작업 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인터넷에서 써멀 구리스를 사서 발라보기로 했다. 써멀 구리스 조금 바른다고 얼마나 달라질까 생각은 했는데, 사실 이 방법 말고는 온도를 낮출 방법이 떠오르지가 않아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졌다. 인터넷에는 4g당 1000원대 우편배송 써멀 구리스 부터 4g당 5000원대의 제품 등 다양한 써멀 구리스가 있었다.

 

PC를 오버클럭하는 것도 아니고, 기본 상태로 쓰는 것이라 4g당 1000원대 우편배송 써멀 구리스를 사용해 볼까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열 전도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이 걸렸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 중에는 전문 제조 업체에서 만드는 써멀 구리스에 비해 풀로드 시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는 말이 있었기도 하고,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나 CPU 상태가 불량이라면, 좀 더 나은것을 쓰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타협을 보고 가성비가 좋다는 써모랩 M2 라는 이름의 써멀 구리스를 구입하기로 했다.

 

여담이지만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던 와중 특이한 사실을 하나 찾았다. 네이버 쇼핑으로 경유하여 사는 것 보다 옥션으로 사는 것이 좀 더 쌌다는 사실이었다. 크게 싼건 아니지만, 보통은 네이버 쇼핑으로 사면 네이버 포털 쿠폰이 적용되서 더 싼편인데, 이번 경우는 좀 특이했다. 판매자가 네이버검색을 일부러 막아놨을리는 없을 것 같은데... 어쨋든 이렇게 배송비 포함 5,290원에 구입을 했다.

 

최종 결제금액	5,290원
신용카드	5,290원
상품금액	3,000원
배송비	2,500원
즉시할인금액	-210원

 

써멀 구리스 수령 및 사용

 

용산에 있는 컴퓨터 가게로 부터의 택배 배송이라서 넉넉잡아 월요일날 쯤에 받을 것이라 예상을 했었는데, 참 놀랍게도 다음날인 토요일날 배송이 완료 되었다. 한국 택배 회사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다음 주 월요일날에 작업 할까 아니면 오늘 할까 고민하다가, 빨리 끝내고 이렇게 블로그에 글이나 적을까 하는 생각에 택배를 수령하고 학교 연구실로 나왔다.

 

레노보 USB 레이저 마우스 상자에 담아서 왔다.

 

써멀구리스는 조그마한 상자에 담아왔다 상자 안을 열어보니 에어캡에 포장된 써멀 구리스가 나왔다. 그런데 써멀 구리스 2g을 볼 수 있게 투명색으로 하지 않고 스티커로 주사기를 둘러 놓은 이유가 뭘까... 빛을 받으면 굳는 그런 성질이 있나?

 

 

상당히 말라진 써멀 구리스가 붙어있는 CPU와 CPU 기본 쿨러

 

어쨌든 본격적으로 본체 뚜껑을 열고 CPU를 만나보았다. 인터넷에 적혀진 방법대로 쿨러 나사를 하나씩 풀고, CPU의 상태를 확인했다. 써멀구리스가 상당히 말라진 상태였다. 처음에는 CPU소켓에 장착된 상태로 휴지로 닦아볼려고 했는데, 휴지로 닦으니 원래 남아있던 써멀구리스의 일부분이 가루처럼 떨어져 나왔다. CPU를 메인보드 소켓에서 분리하지 않고 닦기란 불가능 했다.

 

CPU 소켓의 오른쪽 걸쇠를 누르면서 오른쪽으로 밀어내어 CPU 소켓과 CPU를 분리시켰다. 그 뒤에 CPU와 쿨러를 휴지로 닦고 다시 장착을 시키려는데, 생각지도 않게 써멀 구리스 가루 일부분이 CPU 소켓 내부로 떨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CPU 소켓 핀을 손가락으로 퍽퍽 눌려서 써멀 구리스를 털어냈다. 너무 안털리는 것 같아서 조그만 붓으로 마무리 작업을 했다.

 

써멀 구리스 찌꺼기를 다 털고나서 갑자기 안좋은 예감이 하나 떠올랐다.

 

바로 CPU소켓 핀은 휘어지기가 엄청 쉬운 부품인데, 내가 너무 막 건들였다는 것이었다. 대충 보니 휘어진 것 같은 느낌은 들지가 않은데, 불안했다.

 

 

 

생각보다 많이 사용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에 일단은 진행을 해보기로 했다. 써멀 구리스를 처음에는 완두콩 만하게 발라보자고 했는데, 힘 조절을 잘못했는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이상하다

 

Num Lock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 쿨러를 덮고 대망의 부팅 시간. 그런데 부팅을 하고도 충분히 남았을 시간을 넘어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더 자세하게 생각해보면 부팅 과정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정확한 것 같다. 부팅 시 하드디스크를 읽는 과정도 없고, PS/2 키보드와 USB 키보드에 전원도 들어오지 않았다. 모니터 화면에는 DVI 포트에 무언가가 연결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만 표시되고, 화면은 나오지 않았다. 메인보드 비프음도 없었다.

의심이 가는 것은 역시 단 하나. CPU 소켓 핀 손상이었다. 우선 소켓 핀을 보기 위해서 컴퓨터 본체 뚜껑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CPU쿨러를 다시 분리했다.

 

그런데 CPU에 고르게 써멀 구리스가 다 발릴 줄 알았는데, 조금 눌린 흔적만 있고 거의 펴지지 않았음을 볼 수 있었다. 설마 내가 이때까지 쿨러를 잘 못 달아서 CPU 온도가 너무 높게 나온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부팅 문제로 돌아와서 CPU 소켓 핀을 다시 살펴보았다. 아까 구리스 찌꺼기 치운 곳을 유심히 봤더니, 빛 반사가 조금 이상한 핀이 보였다. 설마 이 핀 하나 때문에 부팅이 안될 수도 있다니... 윈도우 설치한지 이제 1주일이 될까 말까인데... 체념하면서 인터넷을 살펴봤다.

 

다행히 인터넷을 찾아보니 핀을 물리적으로 조금만 세워주면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나도 한 번 세워보기로 했다. 핀셋 같은게 없어서 칼을 이용해서 아주 조금 세워봤다. 그리고 이번에는 쿨러가 완전히 CPU랑 맡다을 수 있게 쿨러 나사 잠그는 순서를 대각선 먼저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써멀 구리스는 잘 발렸지만, 부팅이 잘 되지 않았다. 첫번째 시도는 이렇게 실패했다.

써멀 구리스가 잘 발리긴 했다만, 부팅이 안되면 무슨 소용이야...

기적

이대로 포기하기는 싫어서 이와 같은 시도를 3번 더 했다. 처음에는 영원히 불가능할 줄 부팅이 기적적으로 잘 이루어 졌다. 하지만 내가 해결되기를 원했던 온도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메인보드 설정 창을 보니 써멀 구리스를 바르기 전과 후 CPU 온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써멀 구리스를 안바른 것과 마찬가지로 CPU는 90도를 향해 한 없이 뜨거워 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CPU가 불량인가? 싶어서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다시 한 번 더 CPU 쿨러를 맞춰보기로 했다. 쿨러를 탈거해 봤는데, 푸시 핀 하나가 구멍에 제대로 들어가지지 않고 눌려져서 휘어져 있었다. 다만 부러지진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휘어진 핀 먼저 꼽고, 나머지 핀들을 차례로 꼽았다. 이번에는 쿨러를 측면에서 보면서 정확히 꽂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를 켰다. 오늘 전원 버튼만 몇번을 눌려보는지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라는 심정으로 바이오스 메뉴로 들어갔다.

다행히 이번에는 온도가 50℃ 선에서 멈추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쿨러 장착이 잘 되었다는 말과 CPU가 정상이라는 말이었다. 바이오스에서 빠져나와 윈도우 상에서도 부팅을 하고 나니 온도가 약 45℃ 선에서 안정적으로 동작을 함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여름철에도 마음껏 컴퓨터를 굴려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컴퓨터도 적당히 굴렀으면 좋겠다.

 

부팅 성공

참 지금 생각해보면 쿨러를 잘 끼웠더니 메인보드 온도가 훨씬 낮아진 사실과 펜티엄 시리즈도 5년 넘게 써멀 구리스 재 도포 없이 잘 사용한 것을 생각하면 쿨러를 잘못 설치한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괜히 부팅 안하고 CPU 코드명 한 번 살펴본다고 CPU 쿨러를 때가지고 발생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잘 장착한 줄 알았던 팬이 이렇게 문제가 될 줄이야...

 

참... 이거 하나 하겠다고 근 2시간을 사용한 것 같다. 쉬는날에 나는 참 고생이 참 많다... 

여담

Open Hardware Monitor에 온도 그래프를 그리는 방법이 있는지 오늘 알았다. 진작에 알았으면 사용해서 남들에게 보여주기 더 쉬웠을탠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