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판 갤럭시 이틀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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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갤럭시 A52s 듀얼심 해외판이 30만 중반대로 국내 A52s보다 저렴하게 풀린 적이 있었다. 휴대폰을 교체할 필요는 없었지만, 나름 인기 있던 모델이라 궁금해서 사보았다.

 

신기한 배송... 그리고 상품

해외 배송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송만큼 빠르게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주문 후 집으로 도착하기까지 겨우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요일이 끼어 있어서 그렇지, 안 끼어져 있었으면 3일 정도밖에 안 걸렸을 것 같다. 이 정도면 국내 배송하고 얼마 차이가 안나는 것 같다.

 

배송을 받고보니, 박스에 특이한 점이 있었다. 박스에 밀봉 씰이 한 번 뜯기고 새로 붙여진 흔적이 있었다는 것과 홍콩에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대만에서 판매됐던 제품이었다는 점이다.

 

이중 씰이어서 좀 껄끄럽긴 했지만, 다행히 제품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추가적으로 판매자 분의 220 [V] 콘센트 변환 어뎁터도 포함되어 있었다.^[각주:1]

 

홍콩에서 건너온 A52s의 모습 이중씰이 있었으나 기기 자체에는 이상 없었다

 

박스를 여니 중국어가 나를 반겨줬다

박스 내 들어있던 것들

1. 전면 보호 필름이 기본 부착된 A52s
2. USB A to C 케이블
3. 15 [W] 고속 충전기 (110 [V] 플러그라서 220 [V] 어뎁터를 장착해서 사용해야 한다.)
4. 투명 젤리 케이스
5. USIM 트레이 분리 핀
6. 워런티 카드
7. 기타 광고지

전작인 A51 LTE 해외판 과는 다르게 이어폰은 구성품에서 빠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제품 구성은 풍부했다. 국내판에는 포함되지 않는 투명 실리콘 케이스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 구성에는 충전기도 빠지고, 케이블까지 빠진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러한 풍성한 구성은 앞으로 보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국내판과의 차이

박스 구성품 중 액세서리에서 국내판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A52s 기기에서도 국내판과의 차이점이 있었다. 우선 모델명 부터가 달랐다. 내가 구매한 해외판의 모델명은 SM-A528B/DS로, 국내판 모델명이 SM-A528N인 것과 차이가 있었다.

 

A528뒤에 붙은 B의 정확한 의미는 찾을 수 없었지만 Bluetooth 웹사이트에 A52s로 검색하였을 때 SM-A528B, SM-A528B/DS, SM-A528N만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해외 판은 SM-A528B로, 국내판은 SM-A528N로 구분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SM-A528B 뒤에 붙은 DS의 의미는 휴대폰 하나에 SIM 카드가 2개 들어가는 Dual SIM(듀얼심)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Bluetooth.com 제품 검색 결과

이 처럼 모델명이 달라서 그런지 국내판이나 해외판이나 모두 동일하게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하드웨어적인 차이

해외 출시된 A52s는 국내판 사양보다 더 큰 램/저장 공간을 가진 모델이 있다. 예를 들면 램이 8 [GB]로 더 크거나 저장 공간이 256 [GB]로 더 큰 모델이 나뉘어 있다. 내가 구매한 모델은 국내판과 동일한 램과 저장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듀얼심과 삼성 페이 오프라인 결제에 사용되는 MST 모듈 유무의 차이가 있었다.

 

듀얼심

듀얼심은 한 개의 휴대폰에 두 개의 SIM(심)카드를 장착해서 두 개의 번호로 통화/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래서 휴대폰을 식별하는 번호인 IMEI도 2개가 부여되어 있다.

 

듀얼 심 트레이 모습

 

설정에는 싱글심 모델에는 없는 SIM 카드 관리자가 있으며, 이를 통해 어느 심카드로 음성/문자/셀룰러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쓸 것인지 정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듀얼심 기능을 이용하면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심카드 매니저의 모습

 

1. 해외여행 시의 편리
   해외여행 시 국내 번호는 로밍 이용, 현지 선불 심을 보조로 사용하여 기존 번호로 전화/문자를 받으며 저렴하게 해외 선불 심으로 데이터 이용
2. 통화료 절약
   기본 제공 통화량이 많은 요금제와 통화량은 적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를 병용해서 사용하면 통화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해외에는 같은 통신사끼리의 전화는 무료인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용여 통화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3. 지역별로 통화 품질이 다른 경우
   지역별로 통신사 커버리지가 다른데, 자신이 있는 지역에서 더 좋은 통신사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용하다.
4. 한 휴대폰으로 개인용/업무용 번호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싶은 경우
   참고로, 듀얼 메신저 기능을 지원해서 카톡도 나누어서 가능하다.
   다만, 이미 국내 통신사는 두 개의 번호를 기존 번호로 수신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지원하니 그다지 효율성은 크게 없다.
5. USIM 저장용량을 2배로 활용 가능
   USIM 내부에는 통화 기록, 연락처, 문자메시지를 기록할 수 있는데 USIM 2개에 기록을 할 수 있다. 다만, 요즘 USIM에 기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 당장은 별로 사용할 일이 없는 듀얼심 기능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 다만, 2번 심카드 슬롯은 마이크로 SD카드 슬롯과 병용이기 때문에 SD카드와 듀얼심 기능 둘 중에 하나 선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MST 모듈의 부재

전화 앱에 *#0*#을 입력하면 센서/모듈 테스트를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어던 센서나 모듈이 탑재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센서나 모듈이 없으면 테스트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MST 모듈이 존재하면 MST 모듈 테스트 항목이 나오는데, 이 기기는 해당 항목이 없었다.

 

RED	GREEN	BLUE
RECEIVER	VIBRATION	MEGA CAM
SENSOR	TOUCH	△SPEAKER▽
SUB KEY	FRONT CAM	GRIPSENSOR
BLACK	HALL IC	LOOPBACK
VERSION

*#0*# 메뉴 예시

 

MST모듈이 존재하지 않으면 국내 대부분의 카드 단말기에 삼성 페이를 이용하여 하드웨어적으로 결제하기 힘들 것 같다. ^{[각주:2][각주:3]}

 

여담이지만, MST모듈이 있다고 해도 해외판 갤럭시는 국내판 갤럭시와는 소프트웨어 설정이 달라 국내 삼성 페이를 사용하기에 문제가 많다. 플레이 스토어로 삼성 페이 앱을 설치해보니 이용약관이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나왔다. ^[각주:4]

 

삼성 페이는 사용하기 힘들어도 페이코나 네이버 페이와 같은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에는 NFC나 QR 결제를 지원하므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차이

동일한 안드로이드 12에 One UI 4.0이 설치되어 있고 기기의 언어도 중국어에서 한국어로 변경 가능하지만, 소소하게 달랐다.

 

빠져있거나 변경된 점 (아쉬운 점들)

1. 채팅 플러스가 되지 않음
2. 캘린더의 한국 공휴일이 존재하지 않음
3. 시계 앱에서 공휴일에는 알람을 자동으로 꺼주는 설정의 부재
4. 기본 통화 앱의 녹음 기능 부재
5. 국내 삼성 페이 앱 부재
6. 기본 키보드 앱의 불편한 레이아웃

 

채팅 플러스 기능의 부재

메시지 앱에 채팅 플러스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글 메시지 앱으로 RCS를 사용할 수 있지만 채팅 플러스와는 호환되지 않는다고 한다.^[각주:5] 채팅 플러스가 사용하는 프로토콜인 RCS는 표준화된 규격이라 들었는데 의외로 호환이 안 되는 것이 아쉽다.

 

공휴일 관련 기능의 부재

캘린더 앱에 한국 공휴일이 빠져 있다는 점이 의외였다. 한국 음력을 표시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한국 공휴일 표시 기능은 없어서 한국 공휴일은 구글 계정으로부터 불러와야 했다. 공휴일이 빨간색 글씨로 바뀌지 않는 사소한 차이는 덤. 기본 캘린더 앱에 공휴일이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지 시계 앱에 공휴일에는 알림을 울리지 않는 기능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통화 녹음 기능의 부재

통화 앱에서는 녹음 버튼이 있어야 할 자리에 통화를 하는 도중 다른 곳에 전화를 걸 수 있는 통화 추가 버튼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통화 앱 설정에는 녹음 관련 설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녹음 같은 경우에는 T전화 등의 서드파티 앱을 사용하거나 CSC(Country Specific Code)를 Open China CSC (CHC)로 변경하면 사용할 수 있긴 했다. CSC를 CHC로 변경 시 플레이 스토어가 제거되어 수동 설치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해서 굳이 해보지는 않았다. ^{[각주:6][각주:7]}

 

기본 키보드 앱의 불편함

대만판 기본 키보드 앱 사진

 

기호패드와 숫자 키패드를 눌렸을 때의 구성 예시

중국 쪽 지역에 출시되는 휴대폰이라 그런지 키보드 구성에서 조금씩 차이가 났다. 언어 변경 키가 우측에 있고 숫자키와 기호 키가 분리되어 있으며 이들 레이아웃은 변경할 수가 없다.

 

숫자 패드와 기호 패드 또한 많이 다르다. 둘 다 숫자패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헷갈릴 때가 많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중국 시장에 맞추어 출시된 제품은 이런 식으로 구성된다고 한다.^[각주:8] 기존 키패드에 오랫동안 적응했던 터라, 사용에 상당히 헷갈렸다. 숫자/기호 패드를 쿼티로 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은 왜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소하게 좋은 점

소소하게나마 국내판 보다 좋은 점도 있긴 했다.

1. APN 수동 변경 가능
2. 선탑재 앱이 적음

 

국내판은 설정 메뉴에서 APN변경이 잠가져 있어서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해외판은 APN 변경을 설정 메뉴에서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APN을 이용해 데이터를 원천 차단한다던가 여러 가지 조작이 가능하다.

 

선탑재 앱이 국내 자급제 판보다 적은 것도 소소한 장점이었다. 삼성 인터넷, 삼성 노트, 심지어 계산기 앱을 포함해서 국내 자급제 기기의 모든 선택 앱은 사용자가 설치 버튼을 눌러주어야만 설치할 수 있었다. 구글 앱을 제외하면 필수적인 앱만 설치되었기 때문에 휴대폰이 더 깔끔해 보인다.

 

여담

사용에 있어서

120 [Hz]의 디스플레이 주사율을 경험해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긴 하다. AP 성능이 잘 뒷받침되어서 그런지 웹서핑은 확실히 부드럽고 좋았다.

 

AOD를 알림이 왔을 때만 작동하게 만드는 설정이 추가됐었다는 것 또한 마음에 들었다. 과거에 Aodnotify라는 앱이나 Tasker 등의 서드파티 앱으로만 가능했어서 건의했던 적이 있는데, 마침내 정식 기능으로 들어온 것이 참 반가웠다. 이 외에 충전량 85% 제한 등 내가 좋아하는 기능들이 추가된 것을 보고 One UI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진동 세기가 약하다는 점, 배터리 절약 목적으로 절전모드를 켜면 디스플레이 주사율이 60 [Hz]로 제한이 돼버리는 것은 아쉬웠다.

 

통신 관련 잡담

과거 갤럭시 S4 해외판을 사용할 때만 해도 해외판 삼성 휴대폰은 VoLTE 사용이 불가능해서 재난문자 수신도 못하는 등 여러 불편한 점이 많았다.^[각주:9] 하지만 이제는 VoLTE까지 가능하니 가격을 고려한다면 해외직구도 괜찮은 것 같다.

 

KT의 경우에는 기기 변경 전 OMD 등록을 PTA-VOLTE_EPS로 해주어야 한다는 것에 유의해야 했다. 등록하지 않으면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통화가 불가능했다. 과거에는 OMD 등록을 하지 않아도 전화 수발신은 가능했는데, 이제는 전화도 안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OMD 등록을 안할 시 나오는 문구

 

CSC 관련 잡담

5G를 사용하고 싶을 때에도 CSC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S22 Ultra의 경우 CSC에 따라 5G 지원 주파수가 달라지는 것 같다. https://forum.xda-developers.com/t/chc-tgy-bri-sm-g9880-firmware-thread.4101625/post-83214859

 

 

[출처]

듀얼심 카드 트레이 그림 - A52s 해외판 매뉴얼

심카드 매니저 그림 - vodafone.co.uk
기호 패드와 숫자패드 그림 - eu.community.samsung.com/t5/galaxy-s9-series/samsung-s9-keyboard-working-weird/m-p/924395/

 

 

1. 인터넷을 찾아보니 홍콩에서 직구된 휴대폰은 이중 씰이 많다고 한다. [본문으로]
2. 사실 삼성 페이에는 MST모듈을 이용하지 않고 NFC 모듈을 이용한 결제도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2019년 기준 NFC 카드 단말기 보급률이 1%밖에 되지 않아서 오프라인 결제 대부분은 MST를 이용한 결제가 이뤄진다고 한다. [본문으로]
3. 2021년에 출시된 갤럭시 S21을 시작으로 해외판 갤럭시에는 MST모듈은 제외한 채 출시되고 있다. [본문으로]
4. 갤럭시 스토어에서도 삼성 페이를 검색하니 앱 설명이 중국어로 나왔다. [본문으로]
5. 출처: www.clien.net/service/board/cm_andro/15385387 [본문으로]
6. 출처: https://forum.xda-developers.com/t/which-unlocked-firmware-have-native-call-recording.4156043/post-83586421 [본문으로]
7. CSC는 출시 국가나 통신사에 따라서 펌웨어에 기록되는 코드인데, 지정된 CSC에 따라서 각종 앱, 통화 기능 등의 기타 시스템 설정이 조금씩 변경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갤럭시는 통신사에 맞게 CSC가 설정되어 있다. KT 출시 제품을 SKT CSC로 변경하면 부팅 시 KT 로고가 아닌 SKT부팅 로고가 표시되고 T전화가 기본 앱으로 설치된다. 제품에 따라서 변경 가능한 CSC가 제한되어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8. 출처: eu.community.samsung.com/t5/galaxy-s9-series/samsung-s9-keyboard-working-weird/m-p/924395/highlight/true#M12003 [본문으로]
9. 3G WideBand Voice(3G HD 보이스)는 OMD변경으로 가능했다... [본문으로]